매생이 연가
잠깐 한 템포 숨을 멈추면 어쩌면 그렇게도 그 비좁은 사이로 많은 것들이 비집고 들어오는지 알 수가 없다
바람에 밀린 파도가 할켜 벌집마냥 너덜너덜해진 포구 한 귀퉁이 틈새로 스며드는 빛줄기를 막을 수 있겠는가
널 잊었다 싶었는데 혼자 버려둔 시간사이로 네 생각으로 가득차 오르는 걸 내 어찌할 수가 있겠는가
우리는 한 동안 볼 수 없었을 뿐이고 이별한 것도 아님에도 난 왜 이렇게 갯골 깊이 박힌 폐선처럼 버려진 느낌인지
이른 새벽 창끝에 매달린 계절을 바라보다가 세월을 품고 날아든 바람은 대나무 말장사이로 흔적을 길게 그리더니 그 길따라 가라는 메시지를 보낸다
아프게 사랑하는 것은 상처만 안겨줄 뿐 추운 겨울을 보내는 것은 바다에 붙박힌 저 대나무틀에 맡겨놓고 자꾸 떠나라고 재촉을 하고 있었다
회진포구에서